대만수복은 왕위계승전쟁이 될 것인가

시사

대만수복은 왕위계승전쟁이 될 것인가

iamtalker 0 11,799 20:03

현대 사회에서 중국의 정치체제는 특이해 보인다. 지금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민주주의 체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류 역사 전체를 놓고 보면 오히려 민주주의가 매우 이례적인 형태이고, 중국과 같은 과두제가 보편적이었다. 특정 집단이 권력을 독점하는 형태 말이다. 로마 원로원이 그랬고, 베네치아 공화국이 그랬다. 일본 막부의 상당 기간 역시 쇼군 1인 체제가 아니라 '오고쇼'라 불리는 신하 집단체제로 운영되었다.

시진핑은 널리 알려졌다시피 중국의 집단지도체제를 사실상 무력화시켰다. 황제가 된 셈이다. 중국 역사에서 황제제는 매우 보편적인 형태였다. 마치 연어가 강으로 돌아가듯, 중국이 황제제로 회귀하는 것은 거의 본능처럼 보인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들이 괜히 과두제나 독재제를 택하지 않는 게 아니다. 단점이 명백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과두제에서 독재제로 역류했다.

반복되는 패턴

중국사를 보면 지금의 모습은 과거 수차례 반복된 패턴임을 알 수 있다. 한나라는 한고조가 세우고, 한문제·한경제가 경제를 발전시켰으며, 한무제가 대규모 원정으로 영토를 넓혔다. 그 이후 지속적인 침체가 시작됐다. 명나라도 마찬가지다. 주원장이 세운 뒤 영락제가 대규모 원정을 벌였고, 이후 쇠퇴가 이어졌다. 청나라 역시 강희제·옹정제의 기반 위에 건륭제가 국력을 과시한 뒤 쇠퇴기로 접어들었다.

창업 → 축적 → 과시(원정) → 침체, 이 패턴이 중국사에서 꾸준히 반복돼 왔다. 현대 중국도 다르지 않다. 마오쩌둥 이후 덩샤오핑·후진타오 등이 경제를 개발시켰고, 시진핑이 지금 국력을 과시하는 단계에 있다.

시진핑의 구조적 문제

시진핑의 문제는, 그가 집단지도체제를 무력화시키고 사실상 독재자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황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무제나 건륭제는 혈통 계승이라는 정당성 원리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전쟁으로 국력을 대거 소진해도 다음 계승자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반면 시진핑에게는 그런 혈통적 정당화 장치가 없다. 그리고 안정적 승계를 가능케 했던 장치 — 집단지도체제 — 는 시진핑 본인이 스스로 파괴했다.

혈통 계승의 정당성이 없는 1인 지배 체제에서 지도자가 사망하면 후계는 자동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이 경우 누가 후계자가 되는지는 결국 누가 군권과 당권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느냐로 결정된다. 마오 사후 화궈펑-덩샤오핑-4인방 사이의 투쟁이 그 전례다.

문제는 이런 권력투쟁이 중국처럼 군권이 정권의 핵심인 국가에서는 단순한 당내 인사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파벌이 군과 당을 장악하기 위해 경쟁한다면, 그 경쟁은 자칫 무력충돌로 발전할 수도 있다. 따라서 권력공백이 발생했을 때 중요한 것은 누가 후계자가 되느냐뿐 아니라, 어떻게 그 경쟁을 통제하느냐가 된다.

대만이라는 무대

여기서 중요한 것은, 권력 공백기의 유력 후보들에게는 각자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할 '실적'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군권이 승계를 좌우하는 사회에서는 군사적 공적이 그 실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로마의 군인황제 시대처럼 군사적 성공과 군대의 지지가 황제의 정당성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중공에게 대만 수복은 이미 오래전부터 '반드시 완수해야 할 과업'으로 선포되어 있다. 명분은 이미 준비되어 있는 셈이다.

따라서 시진핑 사후 벌어질 계승 경쟁은, 후보들이 대만해협에서의 군사적 성과를 자신의 정당성 근거로 삼으려는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만전쟁이 시진핑 사후의 권력공백과 겹친다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누가 군을 지휘하는가, 누가 전쟁을 계속하는가, 누가 전쟁의 승리를 자신의 정치적 업적으로 가져가는가가 모두 후계 문제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것이 반드시 하나의 통일된 '왕위계승전쟁'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로마 군인황제 시대처럼, 각 파벌이 자기 군공을 내세우며 서로 경쟁하는 형태 — 내전과 대외전쟁이 뒤섞인 혼란기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결국 대만 문제는 승계 자체를 대체하는 하나의 전쟁이라기보다, 권력투쟁이 발생했을 때 그 경쟁의 무대이자 명분 창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것이다.

시진핑 사후 중국에서 대만수복전쟁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정말 대만을 위한 전쟁이기만 할까?

[출처 : 오유-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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