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작가의 뇌피셜

시사

유작가의 뇌피셜

밥상의전환 0 46,030 07.23 09:49
<유작가2의 뇌피셜>
뇌피셜이라는 가벼운 전제를 달았지만, 최근 흘러가는 정치권의 기류를 보면 마냥 웃어넘기기 힘든 기시감이 든다. 사견일 뿐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길 바라며, 현 정치 국면을 바라보는 지극히 개인적인 해석이다.
최근 소수결로 선호제경선이라는 쾌거를 이룬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당비를 미납해 당직 출마 자격이 없는 인사들에 대해 예외를 인정했다. 반쪽짜리 최고위가 보여준 이 초법적 관용을 보며, 방통위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이진숙 김태규가 도리어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이토록 구차하고 비효율적인 우회로를 택할 바에야, 차라리 당대표와 최고위원 지명권을 이재명에게 일임하는 편이 효율성 면에서 더 낫지 않겠는가.
이러한 속 보이는 비효율은  보안수사권 존치 법안 발의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어리버리한 듣보잡의원을 앞세워 억울한 서민이 없도록 숙의하자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이는 치졸한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 당대표 경선이라는 급한 불을 끈 뒤, 아쉬울 것이 없어졌을 때 판을 흔들겠다는 속셈이 너무나 투명하다.
여기서 한 가지 근본적인 의문이 생긴다. 왜 이재명은 그토록 비판하던 검찰의 수사권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가. 답은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조선 시대 정조는 병조판서의 지휘권 밖에 존재하는 친위부대 ‘장용영’을 설치해 사병처럼 활용했다. 윤석열이 사병처럼 부렸던 검찰이라는 현대판 '장용영'을, 막상 권력의 문턱에 들어선 이가 포기하기란 못내 아쉬웠던 모양이다. 권력의 단맛은 그것을 쥐어본 자들만의 전유물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무엇을 도모하기 위해 이토록 무리수를 두는가. 그 힌트는 김민석이 당대표 출마의 변에서 언급한 '구조적 다수’라는 단어에 있다. 이들의 지향점은 과거 노태우의 3당합당 민자당 모델과 맞닿아 있다.
다가오는 27일은 윤석열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가 예정되어 있다.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선고될 경우, 여당은 대선 보전 비용 400억여 원을 토해내야 한다. 아무리 철면피 같은 정당이라도 이 금융 치료 만큼은 오금이 저릴 정도로 두려울 것이다. 비록 1심 판결일지라도 국짐은 급격한 분열과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때 검찰의 ‘캐비닛’을 열어 난파선을 탈출하려는 이들을 포섭한다면, 개헌선인 200석을 확보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과연 이렇게 확보한 200석으로 그들은 어떤 개헌을 시도할까. 대통령 연임제나 5·18 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명시 같은 상식적인 개헌을 기대한다면 순진한 착각이다. 그런 대의를 품은 자들이라면 애당초 일을 이따위로 처리하지 않는다. 차라리 계엄이 대국민 경고용이었다는 윤석열의 말을 믿는 게 더 합리적이다.
이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대의원들을 동원한 사실상의 체육관 선거와 이를 통한 종신 집권 체제의 구축일지 모른다. 이들이 권리당원 1인 1표제에 경기를 일으키고,  ‘박정희식의 스마트한 독재’를 언급한데서  그 음험한 속내가 엿보인다.
국회에서 개헌안이 발의된다 한들 국민이 이를 용납하겠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대중의 집단지성을 맹신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 거대 언론사와 레거시 미디어, 그리고 이권으로 얽힌 용역·촉탁 유튜버들이 일제히 여론몰이를 시작하면 대중은 쉽게 포위당한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나라를 지켜내고 초일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권을 가진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이러한 달콤한 선동의 그물을 온전히 빠져나갈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설마 하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그리고 이 불길한 예언이 그저 한낱 방구석 평론가의 빗나간 우려로 끝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출처 : 오유-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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