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21일 민주당 역사상 파급력을 비교하기 힘든 수준의 사건이 있었다. 167석의 의원을 보유한 야당 당대표의 체포동의안이 통과되었다. 30명 이상의 민주당 의원이 극악무도한 정권과 검찰의 칼날아래 당대표를 내어준 사건이다. 그런데 내가 놀란 지점은 체포동의안 가결 그 자체는 아니었다. 윤석열, 한동훈이 이재명을 죽이려 무슨일이던 할거라는건 뻔했고 김종민, 이상민, 박용진 같은 것들이 대표 등에 칼을 꽂을 거라는건 이미 공공연히 알려져 있었다. 나는 9월 20일 단식중이던 이재명 대표가 SNS쓴 호소문과 그에 대한 지지자들의 반응에 놀랐다.
이재명 대표는 그해 6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말했었다. 3개월전 국회에서 대표연설로 공언한 말을 뒤집은 것이다. 내가 기대했던건 ‘지난 6월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 약속했다. 모두 찬성표를 던져달라. 법원에서 정권과 검찰의 무도함을 증명하고 돌아오겠다.’라는 태도였다. 긴 단식으로 차마 쳐다보기도 괴로울 정도의 민주당 대표가 그런식으로 말했다면 노회한 내 몸속의 피도 끓어올랐을지 모른다. 하지만 3개월 전 체포동의안이 통과할 가능성이 적을 때는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했다가 이후 민주당의원 일부가 배신할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확률이 높아지자 부결을 호소하는 상황으로 오해될 수 있는 행동이었다. 당시 다수의 지지자들은 ‘정권이 부당한 방법으로 당대표를 사법사냥하고 있는 상황이니 3개월전 약속은 중요하지 않다.’는 태도였다. 적어도 내게는 아주 생소한 정치지도자와 지지자들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문조털래유(문, 조, 유… 내가 좋아하는 글자가 과반수 이상 들어간 명칭이니 적어도 내게는 멸칭이 아니다.)를 비롯한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이 혼란스러운 이유는 흐름에 뒤쳐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재명은 새로운 정치를 하고 있고 그것은 민주당을 기반으로하는 정당정치가 아니다.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니 정당도 그 목표 실현을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그에게 국민은 당원에 우선한다. 이런 이재명에게 뉴이재명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지지자들이 생긴 것 또한 당연한 일이다. 뉴이재명에게도 민주당은 중요하지 않다. 아니, 뉴이재명에게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이 하는 일을 방해하는 걸림돌일 뿐이다.
문조털래유는 여전히 뉴이재명 세력이 한줌이고 민주당은 민주당을 사랑하는 자신들의 의지대로 이끌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맞다. 민주당은 문조털래유가 이끌 수 있다. 그런데 문조털래유가 이끄는 민주당은 새로운 실용정치를 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그 실용정치를 온전히 지지하는 뉴이재명 세력과 절대 평화로울 수 없다. 국민 전체의 이익을 우선하는 이재명과 민주진보의 가치를 우선하는 민주당은 타협점이 좁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뉴이재명 세력이 당권을 쥔다면 김대중으로 부터 문재인까지 이어져온 민주당은 사라질 것이다. 김민석, 박지원, 이언주, 김용남, 김상욱 등 민주당의 반대편에서 건너온 세력과 공취모 의원 등등이 뉴민주당을 이끌고 이재명 대통령과 뉴민주당은 합심하여 일사천리로 개혁을 이루어 뉴대한민국을 건설 할 것이다. 하지만 무너진 정당정치 이후에 들어서는 새로운 정치형태가 어떠한 방식으로 새로운 정치권력을 창출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어쩌면 뉴이재명 세력의 바람대로 개헌을 통한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연임 이후에도 적절한 지도자가 보이지 않으면 국민 다수의 동의를 얻어 유신체제로 가면 될 것이다. 유신이 어렵다면 푸틴을 참고하여 김민석, 강훈식을 차례로 대통령으로 세우고 실권 총리로 뉴대한민국을 이끄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문조털래유는 뉴이재명과 뉴민주당이 만들어나가는 뉴대한민국에서 살아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만 포기하고 뉴이재명이 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출처 : 오유-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