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사면권 남용, 제도적 제한이 시급하다

시사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 제도적 제한이 시급하다

hsc9911 0 25,112 06.11 14:22

전두환(무기징역), 이명박(징역 17년), 박근혜(징역 22년) 등 보수 정당 계보를 잇는 전직 대통령들이 재임 중 저지른 중대한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법치주의의 엄정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형기를 상당 부분 채우지 않은 채, 대통령의 '특별사면'이라는 초법적 권한을 통해 사회로 복귀했습니다. 본래 특별사면은 국민 통합과 사회적 치유를 목적으로 하며, 피사면자의 진정성 있는 반성과 자숙을 전제로 베풀어지는 국가원수의 최종적 선처여야 합니다.

하지만 사면 이후 이들이 보여준 태도는 국민적 기대를 철저히 배신했습니다. 최소한의 반성도 없이 범죄를 정당화하는 데 급급했던 전두환의 사례는 과거의 잘못에 면죄부를 주며 사법 정의를 무너뜨린 최악의 선례가 되었습니다.

최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보는 이러한 문제를 여실히 증명합니다. 과거 전두환 씨에 대한 무분별한 사면이 없었다면 헌정 질서를 흔드는 윤석열의 친위쿠데타도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며,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없었다면 내란 혐의 세력을 옹호하기 위해 이들이 다시 선거판에 등장하는 모순적인 풍경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악순환은 현재진행형입니다. 내란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 또한 향후 정권이 바뀌면 정치적 타협에 의해 사면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두환 사례와 같은 역사의 퇴행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윤 전 대통령은 향후 사면 대상에서 반드시 제외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에는 엄격한 제도적 제약이 시급합니다. 특히 권력형 비리나 헌정 질서 파괴와 같은 중대 범죄에 대한 무분별한 사면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나 고위 공무원이 재임 중 저지른 중대 범죄로 장기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 헌법과 법률을 통해 특별사면 대상에서 원천적으로 제외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사면권이 대통령의 사적 특권이나 정치적 타협의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제한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무너진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고 진정한 법치국가로 나아가는 출발점입니다.

[출처 : 오유-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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