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극우화 된 남성에 대한 고찰.

시사

2030대 극우화 된 남성에 대한 고찰.

universea 0 31,985 17:04

2030대 중 극우화 된 남자에 대한 저의 생각입니다.

저와 생각이 다르다면 존중합니다. 님의 말이 맞습니다.

 

1. 생존의 법칙: 능력주의의 환상과 사회적 다윈주의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는 적자생존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졌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잘 사는 공동체적 가치는 무시된 채, 내가 당장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내가 잘 사는 게 우선이라는 극단적 개인주의가 일반화되었습니다. "내가 당장 굶어 죽게 생겼는데, 내가 낸 세금을 왜 가난한 사람을 돕는 데 써야 해?"라는 사고가 지배적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능력주의의 환상(Illusion of Meritocracy)'과 사회학의 '사회적 다윈주의(Social Darwinism)'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1등을 못 하면 패배자가 되는 것이 당연하고, 그 모든 원인을 "네 노력이 모자라서 그래, 네 실력이 없으니 낙오하는 게 당연해"라며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취업이 어려워져 경제적 자립이 막힌 20대에게, 사회는 낙오의 책임을 전적으로 전가합니다. 중소기업이나 제조 일자리가 널렸는데 안 하는 것은 본인의 근성 문제라 치부하지만, 정작 우리 사회는 공장 노동자와 대기업 사무직을 똑같이 바라보지 않습니다. 분명히 보이지 않는 계급의식과 차별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가혹한 생존의 법칙 속에서 도태되거나 낙오한 세대들은 생존하기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2. 군집, 집단, 소속감: 사이버 부족주의와 하향 비교

현실의 생존경쟁에서 밀려나 스스로 패배자라고 느끼는 이들이 온기를 찾아 흘러드는 곳이 바로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입니다. 이곳에서 그들은 일종의 '사이버 부족주의(Cyber-Tribalism)'를 형성합니다. 대다수는 현실 세계에서 고립감을 느끼는 20~30대 남성들일 것입니다.

사회의 경쟁에서 패배한 나에게 이 커뮤니티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하나의 견고한 가상 공동체가 되어 줍니다. 특히 이 안에서는 '하향 비교 이론(Downward Social Comparison Theory)'이 지독하게 작동합니다. 나보다 더 약하고 취약한 존재(여성, 소수자 등)를 무시하고 괴롭히고 희화화하면서, 마치 자신이 거대한 지배 집단에 포함되어 있다는 심리적 착각과 우월감을 얻는 것입니다. 현실에서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개똥같은 말이라도 여기서는 적극적으로 공감해 주고 누군가 내 편이 되어 줍니다.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있는 서글픈 현실과 다르게, 커뮤니티 안에서 나는 비로소 존재감이 있는 존재가 됩니다.

3. 비정상의 일상화: 반향실 효과와 확증 편향

한쪽으로 철저히 편향된 정보만을 접하고, 사회에 대한 의심과 불신을 반복하다 보면 정상적인 이성적 판단이 불가능해집니다. 이는 특정 정보만 복사 뼈처럼 증폭되는 '반향실 효과(Echo Chamber Effect)'와 보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 결합한 결과입니다.

최근의 계엄 사태나 탄핵 정국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이 이를 증명합니다. 중국 개입설이나 불법 탄핵을 맹신하는 이면에는, 왜 계엄이 불법이며 헌법적 절차가 어떻게 파괴되었는지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하려는 정서적·지적 노력이 전혀 없습니다. 대신 그들은 '국민 저항권'이라는 숭고한 헌법적 가치를 아전인수 격으로 왜곡하여 자신들의 편향된 주장을 정당화하는 절대적 권리인 양 휘두르며 태극기를 들고 행동하게 됩니다. 누군가 정교하게 조작한 AI 사진이나 영상조차도 믿고 싶은 대로 믿어버리며, 왜곡된 신념의 확증 편향성을 계속해서 증대시키는 것입니다.

4. 2030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과 부모, 시대의 문제: 아노미와 디지털 방임

자녀가 커뮤니티의 극단주의에 빠져 말이 통하지 않을 지경에 이르도록 방치한 것은 5060 부모 세대와 기성 사회의 책임이 큽니다. 물질적인 가치만을 추구하며 오직 수능식 점수 경쟁에만 아이들을 몰아넣은 결과, 올바른 공동체 의식과 시민 교육의 부재를 낳았고, 이는 청년들에게 일종의 '아노미(Anomie, 도덕적 무규범·가치관 혼란)' 상태를 야기했습니다.

가정 내에서의 '밥상머리 교육'이나 자녀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는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어릴 때부터 식당에서 조용히 시키기 위해 손에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쥐어주었고, 대화하고 놀아주기보다는 "컴퓨터나 게임을 좋아하니까"라는 핑계로 디지털 공간에 방임해 왔습니다. 아이들이 그 모니터 속 어두운 구석에서 어떤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어떤 혐오를 학습하며 생각을 키워나가는지 어른들이 최소한의 관심도 가져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5. 언론과 정치인의 갈라치기: 희생양 메커니즘과 감정 정치

이미 사회 구조적으로 깊은 패배의식과 피해의식에 짓눌린 2030 남성들에게 '페미니즘'이라는 소재는 복잡한 청년 문제를 덮기 위한 가장 완벽한 정치적 먹잇감이었습니다. 청년 실업이나 주거 불안 같은 거대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책임을 분출시키기 위해 가상의 적을 만드는 '희생양 메커니즘(Scapegoat Mechanism)'이 작동한 것입니다.

"너희의 현재 처지가 불행한 것은 다 페미 때문이다"라는 자극적인 한마디는 청년들의 분노를 단번에 흡수했습니다. 이들에게 공정이란 보편적 도덕 기준이 아니라, 여성 중심 정책으로 인해 자신들의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역차별적 분노로 치환되었습니다. 정치인들은 이러한 청년층의 분노를 자극하는 '감정 정치'를 철저히 이용했고, 젠더 갈등을 검증 없이 방치하거나 정략적으로 받아들였던 기성 정치권은 한순간에 적으로 뒤바뀌었습니다.

'페미니즘 = 특정 정당 = 적'이라는 적대적 공식이 뇌리에 굳건히 존재하는 한, 2030 남성들의 반대 전선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클릭 수와 정치적 이익을 쫓는 언론 또한 이러한 갈등을 지속해서 자극하고 소비하며 이들의 극단적인 주장을 강화하는 쪽으로 이용할 것입니다.


6. 제로섬 게임을 넘어서: 극우화 탈피를 위한 사회적 방향성

결국 2030 남성의 극우화는 단순히 개인의 삐뚤어진 성향이나 도덕적 결함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가혹한 생존 경쟁과 구조적 불안이 만들어낸 '두려움의 반작용'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이들을 비난하고 격리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들이 커뮤니티의 혐오를 내려놓고 현실로 돌아오게 하려면 우리 사회가 세 가지 근본적인 방향성을 제시해야 합니다.

첫째, 승자독식의 과도한 경쟁 구조를 완화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확충해야 합니다. 한 번의 실패가 인생의 낙오로 이어지지 않는 '패자부활'의 구조가 확립될 때, 청년들은 타인을 짓밟아야 내가 산다는 사회적 다윈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복지와 재분배가 내 것을 빼앗아 남을 주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추락할지 모르는 나를 지켜주는 안전장치임을 체감하게 해야 합니다.

둘째, 정치권과 언론의 혐오 비즈니스를 멈춰야 합니다. 성별을 가르고 계층을 쪼개어 표를 얻으려는 '갈라치기 정치'를 배격하고, 청년들이 처한 고용·주거·군 복무 등의 문제를 성별 구별 없이 통합적으로 해결하려는 '실질적 청년 정책'이 필요합니다. 구조적 모순을 페미니즘이라는 가상의 적에게 전가하는 희생양 메커니즘을 멈추게 하는 것은 기성 정치가 결자해지해야 할 몫입니다.

셋째, 디지털 고립을 막고 현실 공동체의 온기를 회복해야 합니다. 온라인 가상 부족이 주는 왜곡된 소속감을 대체할 수 있는 오프라인 소통 공간과 다원적 시민 교육이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하고 부딪히며 '타인에 대한 감수성'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때, 비로소 반향실 효과의 벽을 깨고 나올 수 있습니다.

2030 남성들의 분노는 어쩌면 이 사회가 던진 가혹한 생존 과제에 대한 비명일지도 모릅니다. 이들을 적으로 돌려세우기보다,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기회의 평등'과 '연대의 가치'를 복원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이자, 청년 극우화라는 비정상의 일상화를 끝낼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일 것입니다.

[출처 : 오유-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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