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를 믿는 사람에 대해 우리는 흔히 착각한다. 그들은 언제나 선하고 바르게 살며, 거짓말이나 잘못된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다. 또한 성경책을 들고 다니는 모습만으로도 신앙심 깊은 사람으로 인식하곤 한다. 이러한 인식은 종교적 신앙을 곧 도덕적 순수성과 동일시하는 데서 비롯되며, 그 결과 신앙인이라면 언제나 바른 길을 걷고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환상이 뒤따른다.
최근 윤석열이 구치소에서 성경을 읽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고, 단식 중인 야당 대표의 자리에서도 성경책이 발견됐다. 정치인들이 감옥에서 성경을 가까이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이는 개인적 습관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대중에게 ‘성찰과 변화’를 연출하려는 계산된 행위일 가능성이 크다. 성경을 읽는 모습은 단순한 신앙의 표현을 넘어, ‘나는 반성하고 있다’는 정치적 메시지로 기능한다.
그렇다면 지금 성경을 곁에 둔 윤석열과 야당 대표는 어떤 의도를 지니고 있을까. 그들의 과거 행보를 떠올리면 성경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지금, 그들의 곁에는 성경이 놓여 있다.
윤석열은 과연 감옥에서 진정한 회개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야당 대표는 윤석열을 면회한 뒤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고 전하며, “좌파 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리자”라는 정치적 구호까지 덧붙였다. 이는 신앙의 언어를 빌려 정치적 지지와 결속을 호소한 발언에 다름 아니다.
결국 성경책은 그들의 내면을 흔드는 성찰의 도구라기보다, 대중 앞에 내세우는 정치적 소품일 가능성이 크다. 진정한 신앙인이라기보다 ‘무늬만 크리스천’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출처 : 오유-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