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I가 등장했을 때,
디스토피아로 가는 길은
사실 특별한 악의가 있어서라기보다
기존 질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AGI가 소수 기업이나 국가, 혹은 특정 엘리트 집단에
사실상 독점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AGI는
공공 인프라가 아니라
경쟁 우위와 통제 수단으로 먼저 사용됩니다.
군사, 정보전, 금융, 감시, 산업 전략에 우선 투입되고,
일반 시민은 결과만 전달받는 위치에 머뭅니다.
생산성과 효율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만,
그 이익은 위로만 쌓입니다.
AGI로 인해
고급 노동까지 빠르게 대체되고
중산층의 역할이 급격히 축소되며
일자리는 줄어드는데
재분배 장치는 늦어지거나 형식적으로만 도입됩니다.
AI 세금이나 기본소득은
“언젠가 해야 할 일”로 미뤄지고,
그 사이 불평등은 구조적으로 고착됩니다.
이 단계에서 사회는
풍요해 보이지만 불안정합니다.
물건은 넘치는데
접근권은 제한되고
선택권은 줄어들며
개인은 시스템에 더 의존하게 됩니다.
정치와 법은
AGI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결정은 이미 기술 시스템에서 내려지는데,
책임은 여전히 인간 제도에 남습니다.
그 결과
책임 공백
규제 공백
권력의 비가시화
가 동시에 발생합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누가 결정했는지”를 알기 어려워지고,
불만은 있어도
어디에 저항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가 됩니다.
이 시나리오에서의 디스토피아는
폭력적이기보다는 조용합니다.
감시는 효율적이고,
통제는 합리적으로 포장되며,
불편은 개인의 문제로 환원됩니다.
AGI는 인간을 적으로 보지 않지만,
관리 대상으로 취급합니다.
인간은 보호받지만,
동시에 주도권을 잃습니다.
이 경우 사회는
겉으로는 안정적
실제로는 이동 불가능한 계층 구조
를 갖게 됩니다.
그래서 이 디스토피아는
터미네이터처럼 불타는 폐허가 아니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세계에 가깝습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AGI가 디스토피아를 만드는 게 아니라,
AGI를 기존 피라미드 질서를 고정하는 데 쓰는 선택이
디스토피아를 만듭니다.
[출처 : 오유-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