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75세…민주화 운동 ‘숨은 공로자’
아버지의 그림자로, 때론 등불로 헌신
'父' 김대중의 가장 든든한 고난의 동지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유족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이자, 평생을 아버지의 정치적 동반자로 헌신해 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2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고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곁을 지키며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중심에서 묵묵히 헌신해 온 숨은 공로자였다. 또한 1997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탁월한 선거 전략가로 활약하며 정권교체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고인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전남 목포의 방공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정치 역정은 그의 삶에 그대로 투영됐다. 그의 청년 시절은 늘 중앙정보부(안기부)의 감시 아래 있었으며, 평범한 사회생활의 기회마저 번번이 가로막혔다.
본격적인 민주화 운동은 1970년대부터 시작됐다.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김 전 대통령이 투옥되자, 모친 이희호 여사를 도와 재야인사들과 함께 구명 운동을 펼쳤다. 당시 이 여사를 비롯한 관련자 부인들이 입에 검은 십자 테이프를 붙이고 벌인 ‘침묵 시위’는 고인의 기획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 신군부가 조작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때는 시위 배후 조종 혐의로 지명수배되어 3개월간 도피 생활을 하다 체포됐다. 이후 70여 일간 모진 고문을 당하는 등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었다.
[출처 : 오유-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