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정치 감각

시사

호남의 정치 감각

hsc9911 0 16,573 08.11 09:52

한국 정치에서 지역은 단순한 지리적 구분을 넘어 정치적 태도와 문화의 차이를 드러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해 왔다. 

보수 평론가 정규재 씨의 “민주당은 호남인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지만, 대구는 국민의힘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라는 평가는 이러한 지역 간 정치문화의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호남은 오랜 세월 정치적 소외와 차별을 겪는 과정에서 오히려 정치적 주체성을 강화해 왔다. 특정 정당을 무조건 추종하기보다 지역민의 요구와 목소리를 통해 정당을 견인해 온 것이다. 이는 ‘주권자인 국민이 정당을 움직인다’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반면 대구를 비롯한 영남권의 정치문화는 상대적으로 수동적이고 정당 중심적인 성향을 띠어 왔다. 시민이 정당을 견제하거나 변화시키기보다는, 정당의 결정에 지역 민심이 수렴하는 양상이 반복되어 온 것이다. 이는 건강한 민주주의의 핵심인 ‘아래로부터의 요구’와는 거리가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대구 전통시장에서 취재된 “대통령이 나라를 팔아먹어도 지지한다”는 발언은 이러한 정서의 극단적 단면을 보여준다. 비판적 검증보다 맹목적 지지가 우선시되는 현상은 정당 중심 정치문화와 맞물려 유권자의 자율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정치 참여의 본질은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 지지나 단절된 충성에 있지 않다. 시민이 주체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그 목소리가 정당을 움직이는 동력으로 작용할 때 민주주의는 비로소 제대로 작동한다. 호남의 정치적 태도는 이러한 시민 주권의 가치를 분명히 일깨워 준다.

 

[출처 : 오유-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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