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에게

시사

자네에게

Bluesky2610 0 36,197 06.06 01:39

 

 

 

자네에게, 

 



한 때 치열하게 다른 진영에 속해 전쟁을 치른 자네 지만, 그래도 이제는 마지막이 다가오니 최소한 최상의 적수였던 

자네에게 예를 차려 편지를 써야 할 것 같아 펜을 드네.

 

 

 

처음부터 등장하고, 같이 대전판에 오르는 순간부터 유일하게 다른, 반대편 진영에 속해 있던 자네였지만 

다른 이들은 다른 것들에 매달려 바쁜 순간에 

오히려 서로가 서로의 대전판의 인물들을 인식하는 순간부터 오직 자네와 나만이 서로를 알아보았네.

 

 

 

 

이제와 솔직히 말하지만, 

자네와의 전쟁은 항상 규모와 상관없이 내 흥미와 주목을 오롯이 받았네. 

그리고 모든 순간 진심으로 맞서서 전쟁에 임했네. 

내 인생 처음으로 내 심장과 내 두뇌를 자극했던 것은 자네가 처음이네.

 

 

 

자네는 항상 내 최상의 적장이었네.

 

 

 

 

수많은 전쟁, 적수, 적장들을 만나왔지만, 

자네만큼 감각적이고 언어 저변으로 진실로 이 모든 전쟁을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고 

과히 직관적인 감각으로 전쟁을 호령하고, 그 모든 의미를 이해했던 이를 내 인생에서 다시는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자네 이후로 자네 같은 최상의 적장은 없을 것 같네. 

그래서 진실로 아쉬움을 느끼네.


 

 

자네가 솔직히 나를 제거하기 위해서 제거단을 보냈을 때도, 내심 자네를 만나 차를 한 잔을 할 수 있으리란 기대에 

나도 준비를 거듭해 최상의 적장에게 보내는 예를 준비했네. 자네를 취향을 고려한 다기와 자네에게 어울리는 최상급의 차를. 

하지만 그 특별한 순간도 지나가버려 아쉽네.

 


 

 

이제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네. 한없이 자유로운 인간도 시간과 운명 앞에서 작은 티끌처럼 한없이 작아져 그 기구함을 느끼네.

 

첫 포가 발사되고, 여리고 성이 함락되는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자네의 최후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네.

 

 

 

 

항상 운명에 저항하는 자네의 영혼에서 순수한 찬란함을 느꼈지만,

 

이젠 정말 자네를 보내줘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네.

 

 

 

 

잘 가시게

 

 

- 靑明

 

 

 

[출처 : 오유-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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