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이 뭡니까?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데 산이 있으면 돌아가고, 호수가 있으면 배를 타고, 구덩이가 있으면 밧줄을 쓰는 것, 그것이 실용입니다. 상황에 따라 수단을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용에는 절대로 넘지 말아야 할 한계선이 있습니다. 목적지인 부산을 포기하고 다시 서울로 방향을 틀어버리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실용이 아니라 배신입니다.
지금 이재명 정부의 행보가 바로 그 선을 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됩니다.
첫째, 인사의 배신입니다. 한찬식, 김용남, 이병태, 이언주… 정체성 및 도덕성 논란이 명백했던 인물들을 통합과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끌어들였습니다. 결과는 연이은 낙마와 사퇴였습니다. 실패하려고 실용한겁니까?
두번째, 원칙의 배신입니다. 부동산 개혁과 대출 규제를 외치던 대통령이, 정작 본인 아파트를 팔 때는 매수인에게 17억 7700만 원짜리 근저당을 잡아주었습니다. 국민에게는 25억 넘는 집의 대출을 2억으로 묶어놓고, 정작 본인 거래는 사금융 형태의 우회로를 열어준 겁니다. 이게 실용입니까?
세번째, 개혁의 배신입니다. 청와대의 뜻이라며 1년 넘게 검찰개혁을 지연시키더니, 결국 구체적인 입법은 국회와 당에 넘겼습니다. 1년을 기다리게 해놓고, 정작 결론을 내야 할 순간에는 국회에 결론을 떠넘긴 겁니다. 이럴거면 왜 지연시킨겁니까?
장애물을 돌아가는 것은 실용이지만, 목적지 자체를 바꿔버리는 것은 배신입니다.
이 시점, 이재명 대통령은 대답해야 합니다. 지금 가는 길이 여전히 개혁을 향한 우회로입니까, 아니면 구태로 돌아가는 회군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