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수사개시권'이 완전히 폐지되더라도, 경찰의 부실·은폐·과잉 수사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장치는 사법적 통제, 제도적 통제, 그리고 외부 감시 통제로 나누어 촘촘하게 설계될 수 있습니다.
현재 운영 중이거나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 시 논의되는 핵심 통제 시스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검찰이 직접 발로 뛰어 수사하지 않더라도, 검사는 여전히 사건을 재판에 넘길지 말지 결정하는 기소권을 가집니다. 이를 바탕으로 강력한 '사법 통제' 역할을 수행합니다.
보완수사요구권: 경찰이 수사를 마치고 송치한 사건에 대해 증거가 부족하거나 법리 적용이 잘못되었다면, 검사는 경찰에게 수사를 보완하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재수사요청권: 경찰이 스스로 사건을 무혐의로 판단해 종결(불송치)하려 할 때, 검사는 수사 기록을 90일 동안 꼼꼼히 검토한 뒤 위법·부당한 점이 발견되면 경찰에 "다시 수사하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시정조치요구권: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나 피해자의 인권 침해, 현저한 수사권 남용 등이 발견되면 검사는 사건 송치를 요구하거나 시정 조치를 명할 수 있습니다.
경찰이 사건을 부당하게 묻으려고 해도, 현행 제도상 사건 당사자가 제동을 걸 수 있습니다.
자동 송치 시스템: 경찰이 무혐의(불송치) 결정을 내렸을 때 고소인, 피해자(단, 고발인은 제외)가 해당 결정에 대해 이의를 신청하면, 사건은 경찰의 손을 떠나 의무적으로 검찰에 즉시 송치됩니다.
이를 통해 경찰이 자의적으로 사건을 은폐하거나 묵인하는 일을 원천 차단합니다.
경찰이 시민의 신체를 구속하거나 압수수색을 하려면 반드시 판사가 발부한 영장이 필요합니다.
검찰 수사권이 폐지되더라도 강제 수사를 하려면 법원의 엄격한 영장 심사를 거쳐야 하므로, 경찰의 독단적인 과잉 수사나 표적 수사는 법원 단계에서 사전 통제됩니다.
수사 기관끼리의 견제를 넘어 제3의 객관적인 감시 기구를 활용하는 방안입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 경찰 고위 간부나 수사관이 사건을 고의로 은폐하거나 뇌물을 받는 등의 비리를 저지르면, 공수처가 직접 해당 경찰을 수사하고 처벌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 및 권익위원회 (경찰 옴부즈만): 영미법계 국가들처럼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 침해나 부당한 편파 수사에 대해 독립된 제3의 기구에 민원을 제기하고 감사받도록 하는 시스템입니다.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 경찰 행정을 감시하는 국가경찰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여 수사의 공정성을 모니터링하는 민주적 통제 기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검찰의 직접 수사권이 없더라도, "경찰이 수사하되(수사), 검사가 법리적으로 감시하고(기록 심사), 법원이 허가하며(영장), 국민이 이의를 제기하고(이의신청), 외부 기구가 비리를 처단하는(공수처)" 입체적인 상호 견제 시스템을 통해 경찰 권력의 비대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출처 : 오유-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