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어 배움시간 : “무섭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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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어 배움시간 : “무섭노!” 편

남은닉없음 0 40,321 07.09 09:32
경상도어 배움시간 : “무섭노!” 편

요즘 경상도 사투리 “~노”가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된 것 같아서, 오늘은 갱상도어 한 토막 배워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오늘의 예문은 논란의 중심에 선 바로 그 표현.
“무섭노!”

최근에는 거제 할머니 인터뷰 영상까지 나오면서, “무섭노!”가 경상도 사투리가 맞다고 고증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거제 할매의 증언은 사실입니다.

다만 그걸 가지고 “무섭노!”가 경상도어의 정상적인 용례라고 해설하는 것은 엉터리입니다. 

오히려 그 영상은 “무섭노!”가 경상도 사투리라기보다, 일베식 표현 또는 온라인 밈 표현에 가깝다는 점을 할머니가 바로 용례로 증언해 버리고 있습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경상도 사투리의 “~노”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할 때 씁니다.
그래서 “무섭노!”는 그냥 단독으로 쓰지 않습니다.
정말 안 씁니다.

거제 할매도 바로 뒤에서 이렇게 예를 보여줍니다.
“뭐가 무섭노?”

 핵심입니다.

앞에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는 **“뭐가”**가 바로 붙습니다.
사실상 한 덩어리입니다.

이런 조합일 때 경상도 사투리로 자연스럽게 성립합니다.

“뭐가 무섭노?”
“와 이리 무섭노?”
“어데가 그리 겁나노?”

이렇게는 씁니다.
하지만 그냥 느닷없이

“무섭노!”
이렇게는 절대 안 씁니다.

경상도 방언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대체로 귀로 바로 압니다.

지금은 마치 “날리면” 논란처럼 정치화, 정쟁화되고 있지만, 순수하게 지방언어적 관점에서 보면 답은 꽤 분명합니다.

그래서 넷플릭스 「무빙」에서도 이 장면이 나옵니다.
서울 깡패가 자꾸 말끝마다 “노, 노” 거리며
“진짜 좆 같노!”
라고 하자, 구룡포가 열 받아서 말합니다.

“니 어데 말투고? 와 암말 끝에다 ‘노, 노’ 처씨부리지?”
그러고는 “아ga리를 찢어뿐다”고 하죠.

이 장면은 웃기지만, 사실 고증이 매우 정확합니다.

경상도 사람 입장에서는 바로 그 불편함입니다.

결론
1. 경상도어의 “~노”는 자연스러운 언어습관입니다.
그러니 “~노” 자체를 무조건 나쁘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2. 다만 “~노”에는 용법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답을 요구하는 의문사, 또는 구체적 설명을 요구하는 말과 함께 쓰일 때 자연스럽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뭐하노?”
“어데 가노?”
“와 이리 무섭노?”
“뭐가 그리 배아프노?”

반대로 예/아니요로 답하는 질문에는 쓰지 않습니다.

**“밥 먹었나?”**는 자연스럽지만,
**“밥 먹었노?”**는 정말, 정말 이상하고 불편합니다.

오히려 타지 사람이라면, 사투리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말겠지만, 경상도사람이 들으면 정말 불편해집니다. 

마치 "마춤뻡이 다 털린 글을 익는 것처럼"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경상도 사람들은 이걸 완전, 철저하게 구분해서 씁니다.

3. 바른 경상도 사투리 “~노”는 귀엽기까지 합니다.

플러팅에도 충분히 사용 가능합니다.

“오빠야~ 뭐하노~”

이건 미워할 표현이 아닙니다.
오히려 꽤 정겹습니다.

4. 그렇다고 아무 데나 “노, 노” 거리면 안 됩니다.

그러다 구룡포 아저씨 만나면 입이 찢길지도 모릅니다.
일베식 조롱 표현은 절대 방치하면 안 됩니다.

방언을 흉내 내는 것과 방언을 방패 삼아 조롱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아무 데나 “무섭노” 이러면서 “이거 갱상도 사투린데?”라고 우기면, 이제 구룡포 아저씨가 조용히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오늘의 경상도어 배움시간 결론은 이겁니다.

“노”만 붙인다고 경상도 사투리가 되는 게 아닙니다. 
조디(입)가 고마 쭈욱 찢어질수 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7PM9AqBGyok?si=rVoCoa5PYUf1pjry
17835590712897.jpg

[출처 : 오유-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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