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북한은 미사일 발사, DMZ 지뢰 도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다양한 형태의 대남 위협을 지속해 왔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도발 이후 북한이 공식적으로 사과한 전례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체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거나 그 책임을 남측으로 전가하는 공세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남 도발과 핵무기 개발의 근본 원인을 북한의 공세적 의도가 아닌 '생존을 위한 불안감'에서 찾기도 한다. 즉, 한미 연합전력에 의한 정권 붕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약소국의 방어적 자구책이자 생존 전략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발표를 살펴보면 과거와는 다른 기류도 감지된다. 남측의 흡수통일 의지나 한미 군사훈련을 통한 물리적 위협이 없다면, 한반도 내에서 ‘이웃 국가’로서 공존을 모색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대통령의 대북 무인기 사건 관련 ‘유감 표명’에 대해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를 “북한 눈치 보기”라 규정하며, 자국민에게는 인색하면서 북한에는 저자세를 취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주장은 다소 단편적이다. 북한이 사과하지 않았는데 왜 현 정부가 먼저 사과하느냐는 반문은 북한을 오로지 ‘궤멸시켜야 할 적대 정권’으로만 간주하는 경직된 사고에 기반한다. 북한 정권을 부정한다고 해서 그 실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국민의힘의 행보에는 이율배반적 측면이 있다. 과거 ‘북풍 사건’ 등 선거 국면에서 북한 변수를 정치적으로 활용했던 전례나, 최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북한 도발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무인기 대북 전단 살포 사건을 고려하면 그러하다. 안보를 강조하면서도 정치적 이익을 위해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태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대통령의 유감 표명은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설정해 적대시하기보다는 불필요한 충돌을 방지하고 평화로운 공존을 모색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대승적 결단을 ‘굴욕’으로 폄훼하는 국민의힘의 태도는 의문을 낳는다.
국힘당이 진정 원하는 것이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인지, 아니면 정략적 이익을 위한 끝없는 적대적 긴장 관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출처 : 오유-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