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건 대학 때 총학이라도 해 본 사람은 경험적으로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는데,
선거에서 상대방의 표를 뺏어오는 이상적인 상황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예외라면 그 유명한 미안하다! 사태 정도). 보통 경합지에서의 공략은 소위 '집토끼' 관리에 달려 있어요. 이번 김문수-한덕수 사태에서 김문수에 반대하고 한덕수를 지지하던 사람들이, 한덕수로의 단일화가 최종적으로 불발되었으니 김문수에 대한 반감으로 이재명을 찍을까요? 당연히 아니지요. 그 중 대부분은 울며 겨자먹기로 김문수를 찍고, 나머지는 이준석을 뽑거나 그냥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사태로 국힘이 잃은 건 당연히 후자이고요.
민주당도 마찬가지로 생각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좋은데 이재명이 싫다는 사람들 많습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하지만 저는 어쨌든 지난 대선에 이재명에게 투표했고 이번에도 아마 그럴 것입니다. 제 주변에선 저와 다르게 행동한 분들이 꽤 있어요. 지난 대선에 윤석열을 뽑았다는 이는 한 명도 없지만 투표를 포기한 분들은 꽤 계세요. 이재명이 김문수보다 낫다는 건 다들 알지만, 이재명이 원하는 득표차의 승리를 거두려면 거기서 더 나아가, 그분들이 투표장으로 나오도록 설득해야 합니다.
이번 선거는 특히 여론조사와 실제 득표율의 차이가 클 거에요.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비토층이 확실히 드러났고(40대 남성의 예상보다 저조했던 투표율), 반대로 저쪽에서도 김문수 비토층이 꽤 됩니다(단, 이쪽은 이준석이 흡수할 여지가 있음). 투표율은 항상 중요했지만 이번엔 더 복합적으로, 세대성별 투표율에 따라 여론조사 예측치와 크게 차이가 나는 선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