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을 반쯤 뜬 채로 시계를 보니 7시였다. 직장이 8시 반인데,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며 다시 편하게 잠에 들었다. 꿈속에서 우주여행을 하다가 갑자기 깨보니 8시 20분이었다!
급하게 일어나 세면대 앞에서 양치질을 하며 마음속으로 “이럴 수가!”라고 외쳤다. 분명히 알람도 설정해놨고, 꿈속으로 빠져든 건 단 10분이었는데… 그때 누군가 내 뒷목을 때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 그러곤 갓 세운 기분의 머리로 재빠르게 옷을 입고 나가려 다짐했지만, 거울 속의 내 모습과 마주하자, 환상적인 아침의 원주율처럼 복잡한 헤어스타일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하지만 그건 끝나지 않았다! 조급한 마음에 점심은 맥주 두 캔과 김밥 두 줄을 사갖고 식당에 갔는데, 갑자기 회사 동료들이 다 모여 “축하합니다!”라며 나를 환영해주었다.
“어, 왜?”라며 물었다. 그들은 “오늘 정직원 프로모션이야!”라고 외쳤다. 그래서 얼떨결에 “축하해줘서 고맙다”라고 대답하며 주변을 둘러보니 저 멀리 사장님이 웃고 계셨다.
하나하나 주위에 물어보니 놀랍게도 “상사가 항상 제일 느리게 도착한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 날은 내 일도, 나의 머리도 반전의 연속인 것 같았다. 결국, 적당히 느림보인 나와 조직의 적당한 리듬 덕인지, 특별한 날이 되어드렸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