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영등포 청약에 4만명…대구도 '선방'정부가 최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6·27 부동산 대책)을 적용받지 않는 서울 아파트 분양 단지 두 곳의 1순위 청약에 4만여 명이 몰렸다. 대책 시행일인 지난달 28일 전에 입주자 모집공고가 나와 잔금 대출 ‘최대 6억원’ 규제를 피한 단지다. 미분양이 쌓인 대구에서 공급한 아파트에도 수천 명이 청약해 모처럼 훈풍이 불었다. 반면 경기 평택과 대전 등지에서 분양한 단지는 공급 과잉 우려와 지방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저조한 청약 성적을 냈다.
평택브레인시티푸르지오◇‘오티에르 포레’ 올해 최고 경쟁률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티에르 포레’ 일반공급 40가구 모집에 2만7525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688.1 대 1로 집계됐다. 올해 분양 아파트 가운데 1순위 최고 경쟁률이다. 주택형별로 전용면적 84㎡A형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2가구 모집에 3314명이 청약해 165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5가구가 공급된 전용 59㎡A형에는 1만1575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771.7 대 1로 나타났다.성수 장미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이 단지는 수인분당선 서울숲역과 맞붙어 있다. 고급 주상복합 단지인 ‘아크로서울포레스트’와 가깝다. 분양가는 전용 59㎡가 17억7030만~19억9960만원, 전용 84㎡는 24억1260만~24억8600만원으로 책정했다. 지난 5월 인근 단지인 ‘서울숲 아이파크 리버포레 1차’ 전용 84㎡(31층)가 34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10억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같은 날 1순위 청약을 받은 영등포구 영등포동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는 83가구 모집에 1만5882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191.3 대 1이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33층, 5개 동, 659가구 규모다. 분양가는 전용 59㎡가 11억9340만~12억7080만원, 전용 84㎡는 15억7410만~16억9740만원이다.오티에르 포레와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는 모두 재당첨 제한, 거주 의무가 없다. 다만 6·27 부동산 대책에 따라 잔금 대출을 받으면 6개월 안에 전입해야 한다. 두 단지 모두 전매 제한은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1년이다.◇‘착한 가격’에 대구 분양도 흥행대구 청약 시장도 오랜만에 관심을 끌었다. 8일 대구 수성구 ‘범어 2차 아이파크’의 1순위 청약 결과 43가구 모집에 3233건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은 75.2 대 1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3844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범어 2차 아이파크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평가 때문에 흥행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공급된 ‘범어 1차 아이파크’ 시세보다 1억~2억원가량 낮은 수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됐다.평택과 대전 등에서 분양한 단지는 이날 1순위 청약에서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었다. 평택 장안동 ‘브레인시티 메디스파크 로제비앙 모아엘가’는 전용 59~101㎡ 1200가구 모집에 단 22명만 신청했다. 브레인시티는 공급 과잉과 기반 시설 부족 등의 문제로 올해 들어 미분양이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대전 중구 선화동 ‘하늘채 루시에르’도 전용 84㎡ 636가구 모집에 114명만 청약하는 데 그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난달 28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가 나오는 단지는 대출 규제가 적용돼 청약 당첨자의 자금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앞으로 나오는 분양 단지의 성적이 좋지 않으면 건설사도 공급 시기 조율에 고심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