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나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요즘 요리 방송을 많이 봤기 때문에 자신감이 넘쳤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간단한 레시피를 찾아 '스파게티'를 만들기로 했다. 재료를 준비하고, 냄비에 물을 끓였다. 그러다가 문득, "스파게티는 왜 이렇게 어렵지?" 라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이미 시작했으니 포기할 수는 없었다.
파스타가 알단테로 완벽하게 삶아졌고, 소스를 만들기 위해 토마토를 자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토마토가 생각보다 미끄러워서 여러 번 바닥에 떨어졌다. 그 모습에 그냥 웃고 말았다. 결국 한참 후, 나는 ‘드디어’ 완벽한 저녁을 차렸다. 맛도 좋고 기분도 최고였다.
내가 만든 스파게티를 한입 먹어보니, 그 순간 이해했다. 왜 요리 방송에서 셰프들이 항상 "요리는 사랑입니다"라고 했는지. 사랑은 위대한 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고양이가 스파게티를 발라 놓은 채로 나와서 앉아 있었다. 그 때 내 머릿속에 팡 하고 반전이 떠올랐다. "아, 이건 내가 만든 저녁이 아니라 고양이의 저녁이었구나!" 고양이는 이미 나보다 더 좋은 저녁을 맛본 듯이 행복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결국, 저녁이 아니라 고양이의 저녁식사에 봉사한 셈이 된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고양이의 하인이 되어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