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평화롭게 시작됐다. 아침에 일어난 나는 고양이 '무무'에게 먹이를 줬다. 무무는 늘 좋아하는 고양이 사료를 냉큼 먹어치웠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먹은 뒤 소파에 누워 마치 졸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나는 "무무야, 오늘은 왜 이렇게 게으르니?"라고 물었다. 그러자 무무는 눈을 슬그머니 뜨더니 "게으르다니? 나는 앞으로의 일정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있었다고!"라고 대답했다. 순간, 놀라서 "계획이 뭐냐?"고 물어봤다. 무무는 "3시간 동안 낮잠 자고, 다음 2시간 동안 너를 쫓아다니면서 죽어라고 놀게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결국, 나는 일어나기도 전에 무무의 악행에 휘말려버렸다. 이틀 뒤, 나는 무무와의 전투를 떠올리며 "고양이와의 전쟁이 이렇게 힘들다니!"라고 느끼고 있었고, 무무는 나를 피해 선잠을 자며 "자기야, 계획은 꾸준히 지켜야 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반전은 고양이의 농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