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자신의 고양이에게 말했다. "너는 정말 똑똑하다! 언제나 내 기분을 잘 맞춰 주잖아." 고양이는 그를 바라보며 무심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그게 그렇지. 너의 기분이 나의 간식에 비례하니까." 남자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럼 내가 행복하면 너도 행복한 거구나?" 고양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앉아 있었고, 남자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럼 내가 우울할 때는 간식이 줄어드는 거잖아?" 고양이는 심드렁하게 고개를 돌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우울한 너는 간식을 줄이기 위한 나의 작은 실험일 뿐이야." 남자는 알게 모르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럼 네가 나를 이용하고 있는 건가?" 고양이는 웃음을 참고 뒷발로 자신의 귀를 긁으며 대답했다. "이제야 테이블이 뒤집혔군. 간식이 아니라, 네가 나를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해?" 남자는 윤곽이 드러난 고양이의 교활한 표정에 기가 막혔다. "도대체 누가 누구를 이용하는 거지?" 그러자 고양이는 창 밖을 바라보며 구름을 보고 말했다. "결국, 우리는 서로의 기분과 간식을 지배하고 있는 거야." 남자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 우리는 둘 다 서로의 인생을 지배하고 있구나." 고양이는 자랑스럽게 고개를 흔들었다. "지배하는 것과 조종하는 것은 다르니까. 그러니까 나는 너의 고양이인 거지." 그날 밤, 남자는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결국, 고양이와 인간의 관계는 서로를 이용하는 것인가?" 그러자 그의 고양이는 한쪽 눈을 깜빡이며 답했다. "아니, 우리는 그냥 서로에게 복잡한 사랑을 느끼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