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저는 참 좋았고, 잔향이 많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네이버 영화평점은 낮은데 그 이유도 짐작됩니다.
이 영화는 '동화'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나, 부모님을 보시고 가서 볼 영화는 절대 아닙니다. 어른들을 위한 '잔혹 동화'이죠.
실직상태의 가장이 가족을 지키려 아둥바둥하는(그 정도가 때론 상당히 지나치기도 하죠.) 그 처연함이 바닥에 깔리지만,
또 스크린 속 상황이 너무 우스워서 극장에서 큰 소리로 웃기도 하지만, 그 웃음이 슬픔과 함께하는 묘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함께 존재하기 힘든 슬픔과 웃김이 동시에 터져나오는 상황을 보며... 웃고 나서도 '내가 뭘 한거지?' 하는 의문이 듭니다.
내가 웃은 건지, 운 건지 경계가 모호한 시점들이 몇 있습니다. 그 중 단연 '고추잠자리'씬은 두고두고 다시 생각나는 장면입니다.
기생충과 비교하자면
기생충의 경우 영화를 다시 곱씹으며 '아하! 그 장면이 그런 거였구나!' 하고 봉준호가 숨겨놓은 장치들을 찾아내고 해석하는 재미가 쏠쏠했다면,
'어쩔수가없다'는 '아! 그때 내가 느낀 감정은 이런거였어....'라는, 내 내면의 감정을 다시 반추하는 잔향이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박찬욱표 영화에 대한 기대는 접으시고 가볍게 극장으로 향하시면 만족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평점은 별 다섯 중 4개입니다. 하나가 빠진 이유는 영화가 보기보다 쉽진 않기 때문입니다.
[출처 : 오유-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