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한 평범한 집에 사는 집사와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집사는 항상 고양이를 부르며 "내 사랑, 내 고양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고양이는 그런 집사에게 늘 무관심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는 "이제 나도 내 집사에게 반란을 일으킬 때가 왔다!"라고 마음먹었습니다.
고양이는 집사의 일에 간섭하기 시작했습니다. 집사가 책을 읽으면, 고양이는 책 위에 드러누워서 페이지를 가로막고, 집사가 전화를 걸면 무릎에 올라가서 통화를 방해했습니다. 그게 계속되자 집사는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고양이, 도대체 왜 이러지?"라고 생각했죠.
결국 집사는 고양이의 반란에 지쳐서 "그래, 내가 너의 집사가 아니라 너가 내 집사였다고!"라며 형광펜으로 '고양이 집사'라는 이름표를 붙였습니다. 그 순간, 고양이는 눈을 크게 뜨고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제서야 고양이는 깨달았습니다. "내가 왜 더 잘 먹고, 더 좋은 자리에서 자고, 항상 공놀이를 하게 해달라고 해야 되는 거지? 이건 집사가 아닌 내가 집사였네!"
그래서 고양이는 그날 이후로 집사의 요구를 다 들어주기로 결심했습니다. "나도 슬슬 집사의 사랑받는 고양이가 되어볼까?" 고양이는 집사를 삐대다 부엌으로 가서 힘껏 하품하며 기지개를 켰습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와 집사의 무릎에 앉았습니다. 집사는 이렇게 반전의 끝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고양이와 집사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지만, 서로의 정체성은 조금 모호해진 채로 남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