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세상이 온지 여러해가 되었지만 여전히 대학생 정훈은 25살 내내 솔로였다. 그 간 컴퓨터 공학과를 다니고 군대도 전역했지만 그가 속한 대학과 세상에는 여사친은 커녕 여자와 말 몇마디 나눠본게 손에 꼽을 정도로 전형적인 남중 남고 공대 군대를 다녀온 평범한 남자였다. 외모도 꾸밀줄 모르고 말 재주도 별로 없던 그에게 있는 취미라곤 그와 비슷한 공부를 하는 복학한 친구들과 어울려 게임하고 술마시는게 일상이었다
그러던 그에게도 졸업과 관련해 뭔가 해봐야겠다는 의욕이 든 건, 같은 교양을 듣던 다른 과 복학생에게 좋은 아이디어를 듣고 난 이후였다
"여자애들과 말하는거 힘들지? 요즘 새로 나온 프로그램인데 AI가 너의 연애수준과 말빨을 체크해서 학습시켜 올려주는 거래. 너도 다운 받아봐."
그동안 남자들하고만 섞여 살아온 탓인지, 이미 연애와는 담을 쌓고 기회마저 없을 거라 생각하며 살아온 정훈이었지만 뭔가 이성과의 대화가 될 수 있을거라는 말 한마디가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유료 프로그램이지만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았다는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가입하고 닉네임과 성격 설정하고 만나고 싶은 이성 조건을 넣어봐. 너가 생각한 그 모습에 가깝도록 매일 채팅하는거야."
연애 프로그램을 쓰는건 SNS 메신저 생각보다 쉬웠다.
진짜 사람이 아닌 AI와 대화한다는 것 자체도 그에겐 부담되지 않았다. 다만 이게 과연 진짜 모솔탈출에 도움이 될까? 스스로도 대답하기엔 정훈은 이성앞에서면 나타나는 소심함이 마음에 걸렸다.
AI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사이버 캐릭터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그저 정훈이 질문을 하면 그 캐릭터는 조금 생각하더니 답을 주었다. 생각했던 대화가 아니라 쳇G●○나 잼%&$보다 그리 대단히 발전한 느낌은 아니었다. 며칠간 채팅하며 자신을 바꿀수 있겠다는 정훈에게 이 프로그램은 그저 TV 속 로맨스 드라마의 주인공들의 심리나 물어보며 뭐가 뭔지 알아가는 정도였다
"그럼 그렇지. 이런 걸로 무슨 진짜 여자와 대화할 수 있나?" 생각했던 그에게, 문득 컴퓨터 공학과 졸업 작품으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스쳐 지나갔다.
그는 바로 연애 프로그램의 컴퓨터 프로그램 코딩과 소스를 뜯어보았다. 그에게 컴퓨터 코딩은 다양한 재료로 새로운 메뉴를 만드는 레시피처럼 어렵지 않았다. 한달을 컴퓨터와 씨름하던 그는 드디어 새로운 졸업작품으로 AI 데이트 프로그램을 날짜에 맞춰 제출했다.
생각보다 큰 관심은 받지않았다. 이미 출시된 다른연애 AI프로그램처럼 보여서 그랬을 것이다. 학생들과 교수님들은 정훈의 졸업주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정훈은 그에 실망하지 않고 AI캐릭터를 직접 그려가며 설명했다. 그에 말에서 그나마 관심을 가진 건 정훈처럼 오래 솔로를 지낸 몇몇 학생들이었고 그들은 정휸에게 말했다.
"이거 조금만 더 추가하고 업데이트하면 진짜 팔릴것 같은데?" 새로운 학생들이 들어왔고 이제 정훈은 졸업작품이 아닌 AI연애 앱 회사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날밤을 지세우며 작업을 했다. 함께한 학생들이 보기엔 열정이었지만 정훈은 어느순간 그 프로그램에 빠져들어가 이미 몸도 마음도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태였다.
다음 2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