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미얀마어 통역하던 사감 아가씨(미얀마 국제결혼 사기)

유머

[유머] 미얀마어 통역하던 사감 아가씨(미얀마 국제결혼 사기)

미스터부기 0 22,519 08.03 13:05

# 미얀마어 통역하던 사감 아가씨


양곤 시내 낡은 상가 4층, 24평 402호 기숙사의 절대 권력자는 스물여섯의 ‘메이’였다.


양곤 외대 한문학과를 중퇴하고 한국인 상사에서 2년 일한 덕에 한국어가 비유적 표현까지 유창했던 그녀는, 구로 김 사장이 채용한 기적의 ‘1인 5역 올인원’ 인재였다. 김 사장은 자기가 점전하고 조신한 현지 사감을 채용한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양곤 국제결혼 사기극의 총연출가이자 헐리우드급 감독**을 영입한 셈이었다.


---


### 1. 연출가 메이의 기적의 동시통역


메이의 진가는 맞선장에서 가장 빛났다. 수원의 40대 박 씨가 수줍게 고개를 숙이며 자기비하를 할 때였다.


* **신랑 박 씨:** "제가 나이도 마흔다섯이고, 머리도 좀 벗겨지고, 시골에서 자재 창고 반장 해서 볼품없는데 괜찮겠습니까···?"

* **메이의 실시간 악마 통역:** "이분은 한국의 광활한 영지를 관리하는 핫바디 실세 관리자이시며, 머리 스타일은 헐리우드 배우 브루스 윌리스 스타일이다. 당장 수줍은 미소를 지어라."


반대로 신부의 불평도 메이의 입을 거치면 숭고한 러브스토리로 탈바꿈했다.


* **현지 신부:** "언니, 저 아저씨 배 나오고 할아버지 같은데 계약금 얼마 줘요?"

* **메이의 한국어 통역:** "사감 선생님, 신부님이 사장님의 그윽한 인품과 중년의 포근함에 첫눈에 반해서 심장이 쿵쾅거린다고 하네요!"


이 기적의 통역이 끝나면 신랑들은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공항으로 떠나기 전, 메이의 손에 굵직한 봉투를 쥐여주곤 했다.


"우리 각시 아직 어리니까 맛있는 것 좀 사주고 잘 좀 부탁합니다, 사감 선생님!"


신랑들이 콧물까지 훌쩍이며 꼭 쥐여주는 **300달러(약 40만 원)짜리 촌지**였다. 메이는 세상에서 가장 불쌍하고 인자한 표정으로 고개를 조아렸다.


"걱정 마세요, 신랑님. 제가 제 친동생처럼 '사육'··· 아니, 보살피겠습니다."


---


### 2. 3초 온디맨드 팝업 세트장과 신부 삥뜯기


신랑이 비행기를 타는 순간 메이의 인자한 미소는 사채업자의 차가운 눈빛으로 변했다.


메이는 신부들에게 지급되는 한국 신랑들의 월 용돈 300달러에서 '에어컨 누진세'와 '고속 와이파이 이용료'라는 명목으로 **매달 50달러씩 강제로 삥을 뜯었다.** 조금이라도 반발하는 신부가 있으면 즉각 신종 협박이 날아갔다.


"너 자꾸 투덜대면 한국 신랑한테 '신부가 밤마다 빙의돼서 퇴마 의식을 치러야 한다'고 통역해 버린다? 틱톡 끈나시 벗고 내 발가락 봉숭아물이나 들여."


오후 2시, 한국에서 영상 통화 벨이 울리면 402호에는 메이의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3초 팝업 세트장'** 비상훈련이 시작됐다.


"비상! 비상! 틱톡 끈나시 탈의! 깃 달린 셔츠 착용! 소파 치우고 바닥에 '가나다라' 교재 펼쳐! 3번 신부, 에어컨 바람 때문에 소름 돋은 거 '한국어 공부에 감격한 전율'이라고 우겨!"


*딸깍.*


"오빠아~ 보고 싶었어요!"


화면 속 신부는 땀을 뻘뻘 흘리며(사실은 에어컨을 너무 틀어 돋은 소름이었다) 한국어를 외우는 열혈 학구파로 변신했다. 화면 밖에서 메이는 몽둥이 대신 깎은 망고를 들고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


### 3. 완벽한 프로필 소멸과 '시즌 2' 무한 피서


이 기숙사 시스템의 가장 정교한 코미디는 '프로필 소멸 메커니즘'에 있었다.


맞선이 성공하고 가짜 결혼식 사진을 찍는 순간, 해당 신부의 사진은 김 사장의 프로필북에서 깔끔하게 삭제되었다. 시스템상 **'성혼 완료'** 카테고리로 넘어가야 나중에 들어오는 다른 한국 신랑들에게 똑같은 신부 얼굴이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결혼식이 끝나면 신부는 402호 기숙사에서 몇 달간 250달러의 용돈을 챙기며 에어컨 18도 밑에서 신선놀음을 즐긴다. 그러다 한국 입국 D-Day가 다가오면, 메이가 단체 문자로 공유해 준 [전설의 풍토병 템플릿]을 복사해서 한국 신랑에게 날린다.


신부가 한국에 가는 일은 거의 없었다.

가끔 한 명이 공항까지 가기는 했지만,

대부분 출발 직전에 “갑자기 풍토병이···”, “할머니가 위독하셔서···”, “꿈을 봤는데 한국 가면 안 될 것 같아서···”라는 신비로운 이유로 사라졌다.

*딸깍. [상대방이 차단했습니다.]*


짐을 싼 신부는 402호 문을 열고 나와, 길 건너 다른 중개업체가 운영하는 '맞은편 24평 기숙사'로 걸어간다. 거기서 새 가명과 새 프로필 사진을 찍고 '시즌 2 무한 에어컨 피서'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야 신부도 안전하게 꿀알바를 이어가고, 구로 김 사장도 "신부가 마음이 변해 도망쳤다"며 오리발을 내밀 수 있었다.


---


### 4. 영원한 철옹성, 월 200만 원


메이의 계약서에는 '성혼 배송 성공 보수 500달러'라는 특수 인센티브 조항이 있었다. 신부가 진짜로 비행기를 타서 한국 인천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하면 김 사장이 현금으로 쏜다는 거금이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메이의 통장에 찍힌 성공 보수는 정확히 **0달러**였다. 가르친 신부들이 죄다 '성혼 처리'로 프로필이 지워진 뒤, 풍토병 핑계로 길 건너 경쟁업체 기숙사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메이가 배송이 영원히 실패하기만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신부가 진짜로 한국에 넘어가서 성공 보수 500달러를 받으면? 최신형 스마트폰을 살 수 있으니 대박이었다.


반대로 신부가 풍토병 핑계로 차단하고 길 건너 업체로 도망치면? 구로 김 사장이 새로 끌어온 호구 신랑에게서 또 300달러 촌지를 받고, 새로 들어온 신부의 용돈에서 다시 50달러를 뜯어내면 그만이었다.


* **김 사장이 주는 기본급:** 120만 원

* **한국 신랑들의 촌지:** $300 (약 40만 원)

* **신부들 삥뜯기:** $50 × N명 (약 40만 원)


**신부가 가든 안 가든, 메이의 손에 들어오는 월 200만 원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 철옹성이었다.** 미얀마 현지 대기업 임원 월급을 훌쩍 넘어서는 거금이었다.


어느 날 저녁, 에어컨 18도 바람 밑에서 신부들이 발가락에 봉숭아물을 들여주는 동안 메이는 신랑들이 준 촌지 봉투와 뜯어낸 달러 뭉치를 착착 접어 서랍에 넣었다.


그때 구로 김 사장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아이고 메이 사감 선생님, 수원의 박 씨 신부가 또 풍토병 걸려서 차단하고 도망쳤다면서요? 미얀마 정세가 참 안 좋네, 안 좋아···"


메이는 세상에서 가장 안타까운 목소리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김 사장님··· 나라가 이래서 참 마음이 아픕니다. 다음 신랑 오시면 제가 더 열심히 보살피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메이는 깎아놓은 시원한 망고를 한 입 베어 물며 픽 웃었다. 신부가 한국으로 배송되든, 프로필이 지워진 채 길 건너 기숙사로 도망치든, 이 완전무결한 200만 원의 수입만 영원하다면 양곤의 여왕 메이에겐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었다.

Comments

Category
반응형 구글광고 등
State
  • 현재 접속자 176 명
  • 오늘 방문자 2,032 명
  • 어제 방문자 4,802 명
  • 최대 방문자 195,216 명
  • 전체 방문자 6,281,893 명
  • 전체 게시물 134,104 개
  • 전체 댓글수 0 개
  • 전체 회원수 94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