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님'도 '아줌마'도 아닙니다…저는 '건설노동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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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님'도 '아줌마'도 아닙니다…저는 '건설노동자'입니다"

라이온맨킹 0 10,691 03.06 09:38

 

 

건설업 종사자 16% 여성이지만…남성 중심 문화 속 차별 여전
화장실 부족에 안전장비도 맞지 않아…경기침체 국면서 실직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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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차 여성 건설노동자 이윤희 씨
[이윤희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기자 = "여자니까 당연히 못 할 것이라는 인식이 가장 큰 어려움이죠. 어느 날은 못 주머니를 던져버리고 집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건설 현장에서 4년째 '형틀목수'로 일하고 있는 박명희(53)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숨 섞인 쓴웃음을 지었다. 박씨는 "저 자신이 참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현타'(현실 자각 타임)도 겪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세계 여성의 날'을 이틀 앞둔 6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건설업 종사자 186만1천94명 중 16.7%(31만1천353명)는 여성이다. 그러나 여전히 남성 중심의 건설 현장에서 여성들의 노동 환경은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장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탓에 여성 노동자들은 기본적 생리 욕구도 해소하기 어렵다. 현행 건설근로자법은 화장실 대변기를 남성 노동자 30명당 1개 이상, 여성 노동자 20명당 1개 이상을 건설 현장 300m 이내에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를 지키지 않는 곳이 허다하다는 설명이다.

화장실 사용이 어렵다 보니 일부러 물을 마시지 않는 습관이 붙었고 방광염과 변비 등 질병에도 쉽게 노출됐다. '눈치'는 여성 노동자들의 화장실 이용을 가로막는 또 다른 장벽이기도 했다.

8년째 해체 작업 현장에서 일하는 이윤희(45)씨는 "남성들은 군데군데 간이 소변기가 설치돼있어 볼일을 볼 수 있으나 여성들은 왔다 갔다만 하는 데도 10∼15분이 걸린다"며 "현장 소장들이 '이래서 여자들은 쓰면 안 된다'고 하니 무시당하고 싶지 않아 화장실을 안 가고 참는다"고 말했다.

25년차 타워크레인 기사인 김경신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부위원장도 "20년 동안 화장실을 설치하라고 떠든 덕에 대규모 건설 현장은 많이 좋아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화장실 개수가 아직 턱없이 부족한 데다 남성 중심의 '빨리빨리' 문화가 겹치며 여전히 열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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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장의 열악한 여자화장실
(서울=연합뉴스) 한 건설 현장의 여자 화장실. 건설노동자 이윤희 씨는 세제와 물을 소량의 물을 섞어 만든 거품을 이용하는 이동식 화장실인 '포세식 화장실'이지만 거품이 나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남성이 들어오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한다. [이윤희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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