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의 ‘철권왕’… “20대때보다 강해진 심리전이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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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철권왕’… “20대때보다 강해진 심리전이 무기”

라이온맨킹 0 21,886 05.28 15:22

 

 

[인터뷰] 철권 프로게이머 ‘무릎’ 배재민 

프로게이머 무릎(본명 배재민)이 19일 게임단 DRX 사옥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에 앞서 헤드셋을 착용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이건 말이 안 됩니다. 어떤 분야든 전성기라는 게 있는데, 피지컬이 중요한 이 게임에서 아직까지도 왕이라니요.’

최근 열린 ‘철권8’ 세계 대회 하이라이트 영상엔 이러한 댓글이 달렸다. 19일 게임단 DRX 사옥에서 만난 프로게이머 무릎(본명 배재민)에게 이 댓글을 읽어주자 그는 “앞으로도 계속 도전해야죠”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철권은 일본 유명 기업 반다이남코에서 개발한 대전 격투 게임이다.

이 베댓(베스트 댓글)은 배재민이 얼마 전 9300여 명이 참가한 국제 대회 ‘EVO 재팬’에서 내로라하는 강자들을 꺾고 왕좌에 오른 뒤 달린 것이다. 85년 6월생, 이제 마흔을 목전에 둔 그의 개인 통산 우승 횟수는 122회에 이른다.


“젊을 때보다 확실히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적고, 손목 통증도 쉽게 와요. 오래 못 한다는 게 아쉽죠.”

과거 철권7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던 배재민은 지난해 출시한 철권8 초기 적응에 고전하며 슬럼프를 겪었다. 게임 시스템의 급격한 변화, 그로 인한 혼란과 스트레스 속에서도 그는 묵묵히 연습을 이어갔다.


“프로게이머들은 대부분 승부욕이 강한데 저는 특히 더한 것 같아요. 지면 엄청나게 열 받아요. 게임이니까 스트레스도 있지만, 이기면 정말 재밌는 게임이죠. 그게 지금까지 계속할 수 있는 이유예요.”

20년 가까운 선수 생활 동안 그에게도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과거에는 피지컬 기반의 반응과 조작이 주 무기였다면, 이제는 심리전이 더 큰 무기가 됐다.

“상대의 심리를 빠르게 캐치하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이른바 ‘다운로드 능력’(상대의 패턴을 파악하는 기술)이죠. 지금이 그 부분에서 20대 때보다 더 나은 것 같아요.”

배재민의 도전은 진행형이다. 숱한 우승 경력 와중에 아직 정복하지 못한 대회들이 그의 머릿속에 아른거린다. 이번에 출전권을 얻은 사우디 e스포츠 월드컵(EWC)과 오랜 시간 번번이 고배를 마신 철권 월드 투어(TWT) 파이널이 그 대상이다. 그는 포기할 생각이 없다.

“은퇴는 아직 생각 안 해요. 정말 우승하고 싶은 대회들이 있어요. 일단 EWC 티켓을 일찍 확보했으니 여유 있게 준비할 수 있어요. 오프라인 중심으로 연습을 많이 하려고요.”

2021년 DRX에 합류한 이후, 배재민은 게임 외적으로도 성장했다. 체계적인 환경, 사옥에서의 연습, 그리고 후배 선수들과의 교류까지. 이제는 팀 내 맏형의 역할도 크다.


사옥 연습실에서 철권8을 플레이하고 있는 모습. 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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