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동… 추억

유머

봄동… 추억

글로배웠어요 0 10,184 02:40
“배추가 와 일노?“
”이게 맛있는 거여“
”배추가 크다 말았노?“
”이게 다 큰 거여“
”이상한 것 좀 주다 묵지 마라. 집에 김치 없더나?“

겨울의 막바지, 어디서 크다 만 것 같이 비쩍 마른 배추를 주워와 열심히 다듬는 엄마가 못마땅했던 나는, 최대한 못된 말로 엄마를 타박했다.

”나중에 더 달라고나 하지 말어“

나의 못된 말에 입을 삐죽거릴 만도 하건만, 엄마는 나를 놀리기로 작정이라도 한 양, 장난스레 나를 쳐다보더니 입가에 빙그레 웃음까지 지어가며 열심히 배추를 다듬어 겉절이를 무쳐냈다.

”뭐고 이게?“
”왜? 짜니?“
”으응. 이기 와 이리 맛있지?“
”그지? 맛있지?“
”뭔데 이게?“
”이게 봄동이란 거여“

겨우내 곰삭은 김장김치만 먹던 내게, 아삭아삭 고소하니, 싱그러운 봄맛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했던, 앙상하던 그 채소의 이름은 ‘봄동’이라고 했다.
요즘 봄동비빔밥 유행을 보다가 그 봄, 엄마와 단둘이 마주앉아 먹던, 이름마저도 봄스러웠던 봄동 밥상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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