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 사람이 된 게 아니다 삼성기 상·하가 밝히는 환과 웅의 정치적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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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 사람이 된 게 아니다 삼성기 상·하가 밝히는 환과 웅의 정치적 결합

콘텐츠마스터 0 32,482 12.30 20:56

“곰이 사람이 된 게 아니다” 『삼성기』 상·하가 밝히는 ‘환(桓)’과 ‘웅(熊)’의 정치적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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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화 타임즈 AI 이미지

역사를 잃어버린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는 명제는 진부한 수사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절박한 경고입니다. 2025년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다시금 『환단고기』의 첫 장을 여는 「삼성기(三聖紀)」 상편과 하편에 주목해야 합니다. 강단 사학계와 일부 대중은 이 기록을 "곰이 마늘 먹고 사람 된 허황된 신화"라 치부하지만, 텍스트의 디테일을 정밀하게 복원하면 그 속에는 고도의 영적 수행 문화와 냉혹한 부족 간의 정치 드라마가 숨 쉬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신라의 고승 안함로가 저술한 「삼성기」 상편은 ‘준비된 통치자’ 환웅의 영적 리더십을 보여줍니다. 상편의 기록에 따르면, 환웅천왕은 단순히 무력으로 나라를 연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삼칠일(21일)을 택하여 문을 걸어 잠그고 바깥출입을 삼가며 상제(上帝)님께 제사를 지냈습니다. 주문(呪文)을 읽으며 공덕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원했고, 선약(仙藥)을 드시어 신선과 같은 경지에 올랐습니다. 또한 괘(卦)를 그어 미래의 일을 예지하고 천지 변화의 이치를 통달하여 신명(神明)을 부리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고조선 건국 이전에 이미 고도로 체계화된 수행 문화와 천문 철학이 존재했음을 시사합니다. 상편은 이러한 영적 권위를 바탕으로 환웅이 신령한 인물과 명철한 인재를 모아 국정의 파트너로 삼았으며, 결정적으로 “웅씨족(熊氏族) 여인을 맞아들여 황후로 삼으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반면, 원동중이 저술한 「삼성기」 하편은 당시의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통합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하편에 따르면 당시 배달국 영토에는 본래부터 살고 있던 토착 세력인 호족(虎族)과, 새로 이주해 온 세력인 웅족(熊族)이 있었습니다. 기록은 두 부족의 성격을 매우 구체적으로 묘사합니다. 호족은 탐욕스럽고 잔인하여 약탈을 일삼았고, 웅족은 고집스러웠습니다. 이들은 서로 반목하며 함께 길을 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이 교착 상태를 깬 것은 다름 아닌 ‘웅족의 여왕’이었습니다. 하편은 웅족의 여왕이 환웅의 덕을 전해 듣고 무리를 이끌고 찾아와, 자신들도 환족의 백성이 되겠다고 간청했다고 전합니다. 이는 이주 세력인 웅족의 리더가 환웅이라는 강력한 통치자에게 ‘집단 귀화’ 혹은 ‘정치적 동맹’을 요청한 역사적 순간입니다. 환웅은 이를 허락하여 웅족에게 터전을 마련해 주었고, 반면 끝내 교화되지 못한 호족은 추방되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환웅(桓雄)’과 ‘웅녀(熊女)’의 한자에 담긴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합니다. 환웅의 ‘웅(雄)’은 하늘에서 내려온 남성적 영웅을, 웅녀의 ‘웅(熊)’은 땅을 숭배하는 곰 토템 부족을 상징합니다.

결국 이 두 기록을 합쳐서 볼 때 비로소 ‘단군(檀君)’이라는 존재의 역사적 실체가 완벽하게 드러납니다. 단군은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환웅(雄, 영웅)으로 대표되는 하늘의 정신(Software)과 웅녀(熊, 곰)로 대표되는 땅의 육체(Hardware)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탄생한 최초의 융합 지도자입니다. 환족은 웅족에게 천문과 법률을 주었고, 웅족은 환족에게 삶의 터전과 인구를 제공했습니다.

『삼성기』는 말합니다. 환족의 번영은 배타적인 호족을 물리치고 포용적인 웅족과 손을 잡은 순간부터 시작되었다고 말입니다. 상편의 영적 수행(하늘)과 하편의 정치적 결단(땅)이 만나 탄생한 단군은 우리 역사의 위대한 융합(Convergence) 모델입니다. 2025년 오늘, 우리가 이 기록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는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진정한 통합의 지혜가 그 속에 살아 숨 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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