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의장 혐의와 배치되는 정황
향후 수사에 영향 미칠지 주목
방시혁 하이브 의장 측근의 ‘기획펀드’ 의혹을 받는 사모펀드(PEF) ‘이스톤에쿼티파트너스’(이스톤)가 하이브 상장 수개월 전 텐센트에 지분 매각을 추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방 의장이 구주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없다고 속여 이스톤 측에 지분을 팔게 했다는 부정거래 의혹과는 배치되는 정황으로 향후 경찰 수사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28일 IB업계에 따르면 이스톤은 하이브 상장 예정일로부터 불과 3~4개월 전이던 2020년 중순 텐센트 측에 보유한 하이브 지분 과반을 매각하는 거래를 타진했다. 당시 이스톤은 이스톤1호와 이스톤2호 등 2개의 펀드를 통해 하이브 지분 약 11.5%를 보유하고 있었다. 거래는 단순 의향 확인 차원이 아니라 인수확약서(LOC)가 오갈 만큼 심도 있게 논의됐고 이스톤은 지분 매각을 위한 펀드 출자자 사전 동의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대상엔 이스톤1호와 2호가 모두 포함됐는데 이는 텐센트와의 거래가 방 의장이 아닌 투자자의 빠른 수익 실현과 ‘엑시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정황이란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방 의장의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이었으면 방 의장의 이익 실현과 관련이 있는 2호 매각을 우선시하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방 의장의 부정거래 의혹은 상장 전 사모펀드와 체결한 수익배분약정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데서 시작됐는데, 이스톤2호 보유지분은 방 의장과 수익배분약정을 체결한 상태였지만 이스톤1호는 따로 계약이 없었다.
당시 하이브 내부에선 텐센트에 상장 후 일정 기간 동안 지분을 팔 수 없도록 보호예수 설정을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톤 보유 지분이 텐센트에 매각될 경우 하이브 입장에선 중국 시장 진출 시 막강한 전략적 투자자를 두는 형국이었다. 이 역시 단기 차익보다 중장기 사업협력을 목적으로 했던 정황으로 파악된다.
이스톤은 하이브 밸류에이션(가치평가)으로 2조 원 후반에서 3조 원 중반을 제시했는데, 이는 하이브 공모가 기준 밸류에이션을 크게 하회하는 규모다. 텐센트와의 거래 최종 무산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19와 방탄소년단(BTS) 군입대 리스크 등으로 하이브 기업가치에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은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조재연 기자([email protected])
[출처 : 오유-유머자료]